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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종언의 뷔르슈 감상

관심캐만 깨고 접는 나로서는 오랜만에 올클한 오토메 게임.

종뷔 관심캐는 시안, 안쿠 정도였는데 모든캐 절망부터 봐야 하는 사악한 시스템 때문에 꾸역꾸역 올클함.

 

일단은 공식?적으로는 공략캐는 총 6명인데 이 중 처음에 공략 가능한 건 마티스, 류카, 시안이고 셋을 공략해야 이브를 공략할 수 있다. 이브를 공략하면 아돌프, 안쿠 루트가 열리고 아돌프랑 안쿠는 루트를 공유한다.

최종적으로 아돌프 구제 엔딩을 봐야 마티스, 류카, 시안, 이브의 구제 엔딩을 볼 수 있음.

 

내 공략 순서는

시안 절망 -> 마티스 절망 -> 류카 절망 -> 이브 절망 -> 아돌프 절망 -> 종언 엔딩 -> 아돌프 구제 -> 시안, 마티스, 류카, 이브 구제 순이었음.

그냥 시안이 좋아서 시안부터 한건데 시안이 제일 순한맛이었음. 공식추천순은 마티스 -> 류카 -> 시안이던데 마티스부터 하면 시작부터 너무 충공깽인 거 아닌지...?

 

개인적으로 꼭 절망부터 보게 만들었어야 했나 싶음. 앞 4명 캐들의 구제 엔딩이 딱히 진상에 관한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이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수명 문제도 천재 과학자 시안이 해결해 줄 것이다 정도로 마무리되는 느낌?

 

다크 판타지라더니 지금까지 한 오토메 게임중에 역대급으로 다크했음. 다른 피폐물 블랙키시 이븐템페 등등도 다 해봤지만 이건 그냥 세계관 자체가 시궁창이라 더 어둡게 느껴진 것 같음.

 

세계관을 공통 루트에 나오는 수준으로 대략 설명하면 이 나라 사람들은 23살까지밖에 살지 못함. 원인은 불명이지만 천재 과학자인 시안이 개발한 클론 기술로 클론체에 기억을 이식하는 방법을 통해 정해진 수명 이상으로 살아가고 있음. 이렇게 연명하는 사람들을 리라이버라고 부른다.

리라이버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데 감정을 담는 메모리 수용량의 한계로 강렬한 감정, 특히 연애 감정을 가져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런 결함 + 23살까지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서 기본적으로 이 나라 사람들의 시민의식은 좀 삐뚤어져 있음. 플레이하면서 섬 불태우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님.

근데 생각해 보면 겨우 23살도 안 먹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것도 뭐 그럴 수도 있나???

 

일단 이 게임을 하려면 위와 같은 세계관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별로 과학적이지 않은 내용도 많이 나오는데 흐린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함.

조금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도 소설적 허용으로 받아들이고 저 세계관은 내가 사는 이 지구와는 다른 물리 법칙이 작용하고 있다... 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함ㅋㅋ 적고 보니 그냥 스토리 중시하면 의외로 비추...일지도? 종뷔는 비극을 보는 맛에 하는 거지 응...

 

아쉬웠던 부분은 섬의 문제 해결 방식이 결국 시안이 해결했다는 식으로 두루뭉실하게 끝나는 점이랑 공략캐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갑작스러웠던 점. 둘이 며칠 같이 지냈을 뿐인데 벌써 사랑에 빠져서 죽고 못 사니까 나는 좀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최고의 일러와 최애 성우들이 나오고 분위기도 좋고 후반부 여운도 있어서 끝맛은 나쁘지 않았음.

 

종뷔는 개인적으로 일본어가 쉽지 않았음. 한자는 어렵지 않은데 독백이 너무 많아서 눈이 아프고 머리가 피곤했음. 독백이 또 상황 설명 묘사가 많다보니깐 나중엔 독백 앞 뒤만 읽고 대충 넘김 ㅠㅠ

 

그래도 호소양, 오키츠 팬이라면 시안 안쿠 둘만 보고 사도 후회않을 겜.

안쿠만 보고 사면... 마음이 찢어질지도 ㅠㅠ (엔딩이 슬픔)

 

 

여기서부터 스포있음~ 

캐릭별 감상

시안

오만 거만한 스스로를 신이라고 칭하는 천재 과학자. 사랑 따위는 이성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버그라고 믿는 인간이다.

시안은 좋은 게 절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는 점임. 세레스에게 끌리면서도 나는 사랑에 빠지지 않을 거고 그건 이번 생에서의 나의 신념이며 바꿀 수 없다고 못 박음. 하지만 다음 생에서 사랑에 빠진다면 그 첫 상대는 너가 좋다고 멱살키스 하면서 말하는데... 이렇게 오글거리지 않으면서도 멋있는 대사 오랜만에 봄.

구제 엔딩에서도 내가 신이니까 반려는 같은 신인 사신이 어울리잖아? 하는데 대사랑 성격이랑 개 잘어울리고 ㅋㅋ

작중에는 시안 싫어하는 사람들 많은데 ㅋㅋㅋㅋ 시안 악당이라고 불려도 나는 시안이 그렇게 믿음직할 수가 없던데...

다른 놈들은 웃는 얼굴로 배신 때리는데 시안은 적어도 자기 목적을 숨기지 않고 무의미한 희생도 절대 하지 않고 책임감 있고 겁나 유능하고. 행동력도 있고 싸움도 잘하고 생활력은 좀 떨어지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넘 잘생김ㅋㅋ 내 눈엔 공략캐 중에 제일 잘생겨 보인다. 성우도 호소양이라 저음 목소리 살살 녹음.

구제 엔딩에서 죽는 캐릭이 있는데 아 진짜 왜 구제엔딩에서까지 그랬어야 했나 싶었음. 드디어 둘이 만나나 했는데.

마티스

귀엽고 착하고 남동생같은 캐릭 근데 말할 때 좀 답답했음. 저기,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이런 식으로 말을 띄엄띄엄해서ㅠㅠ

마티스 루트 스토리가 이렇게 어두울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 나의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란 마티스 루트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근데 다른캐 루트 타면 마티스 또 잘 사는 거 같기도 하고... 마티스 구제 엔딩을 보니까 쟝이 마티스에게 키운정을 좀 느끼는 것 같았음. 마티스의 고생 소티스와 사랑에 빠져서 쟝의 어떤 스위치가 켜진 데서 시작된 게 아닐까 싶었...

구제 엔딩 CG에서 마티스가 너무 이쁘게 나왔더라. 아돌프 구제급으로 반짝반짝 빛남ㅋㅋ 그래 이제부터라도 행복해지렴...

류카

두뇌파인 줄 알았는데 육체파였던 선생님... 공략캐 중에 제일 불쌍한 친구 아닌가 싶다ㅠㅠ 안쿠는 적어도 본인의 선택이기라도 했지. 류카는... 안쓰러운 인생임.

나디아 너무 기특하고 나이에 비해 성숙한 생각을 하는 거 같음. 너무 귀엽고 이쁨.

류카 루트 스토리가 썩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모든 서브캐 중에서 제일 소름끼치는 서브캐가 류카 루트에 있다고 생각함.

개인적으로 류카가 세레스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너무 종교적이라서 잘 이해가 안 갔음. 내 입장에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 싶달까.

류카 루트는 구제엔딩이 없는게 아닌가 그냥 절망 엔딩이 3개가 아닌가 싶었지만... 프루스트 남매의 구제는 아돌프 구제에 있다...

사실 후반부는 스킵 많이 때림. 이 남매를 둘러싼 환경 자체가 너무...난 못 보겠더라ㅠㅠ

이브

 

미모 봉인구 가면을 계~~~속 구제엔딩에서도 계속 끼고 있는 거만 좀 아쉬웠음.

이브가 모두를 사랑하고 한없이 착한 건 이브 또한 사랑받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구절이 인상 깊었음. 사랑받고 싶다고 누구나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건 아니란다 이브야... 넌 정말 좋은 사람이야ㅠㅠ

루트 스토리에 불만은 없는데 그냥 캐릭터성이 내 취향이 아니었던 것 같음. 생각보다 재미가 별로 없었음.

그래도 가면 벗겨지고 트라우마 켜졌을때 뭔가 되게 보듬어주고 싶더라.

아, 그 말 많은 호불호 요소에 대해서는 의외로 나는 괜찮았음. 개인적으로 그 요소 진짜 안 좋아하긴 하는데... 생각만큼 끈적거리지 않았음.

뭐 어쨌든 이브를 걱정하는 건 진심이었으니까... 세레스한테 죽으라고 했을 때는 어이가 많이 없었지만 그건 기억 속에서 잊기로 했음 그냥 ^^ 그거 빼고 다른 부분에서는 크게 거슬릴 만한 부분이 없었다고 생각함. 내가 둔한 걸수도 있음.

차라리 모르고 보면 별생각 안들었을텐데 괜히 알아버려서 신경쓰였던 것 같음.

아돌프 / 안쿠

3막에서 견원지간마냥 만날 때마다 으르렁거리는 둘의 티키타카 보는 게 너무 웃겼음.

안쿠 그 목소리 그 말투로 아돌프 겁나 디스함ㅋㅋㅋ

아 근데 루트 공유하는 거 아주 맘에 안 든다... 안쿠 루트를 별도로 내 달라... 안쿠 왜 행복해질 수 없는 거야ㅠㅠ

나는 아돌프랑 안쿠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냥 안쿠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3막은 후반부가 좀 늘어졌던 것 같음. 지하통로에서 끊임없이 전투하는데 블로 그만 좀 쳐 튀어나와!!! 의미없는 싸움씬 끝도 없이 나오는 것보다 좀 더 엔딩 설명 좀 늘려 줬으면 싶었음.

아돌프 구제 엔딩은 좀 운빨이 심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건 넘어가더라도 섬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도 대충 시안이 해결했다식으로 대충 넘어가는 느낌인 게 아쉬웠음.

그리고 리아무가 저지른 잘못이 크긴 하지만 그래도 아무리 악당이어도 뭔가 정이 들었나봄. 엄마랑 같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는데 씁쓸... 시안은 다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ㅠㅠ

아 여튼 안쿠는 이럴거면 공략캐로 소개하면 안된다는 거 극공감 ㅠㅠㅠ 검은 리코리스 꽃다발 받는 장면 잊지 못함.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브금. 종뷔는 이 브금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함.

이거 들으면 눈물이 왈칵 ㅠㅠ 안쿠야....ㅠㅠ

 

태어나 줘서 고마워

살아있길 포기하지 않아 줘서 고마워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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